좀처럼 일어나는 일을 아니지만 한 번 생기면 골치 아픈 상황 중 하나가 바로 다른 계좌로 잘못 돈을 송금하는 일이죠. 저도 지금까지 딱 한 번 그런 적이 있는데요. 다행히 저는 금방 돌려받았습니다.
근데 실제로 계좌 이체를 잘못하여 다른 사람에게 입금 했을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심지어 돈을 잘못 받은 사람 통장이 압류 상태라면? 뜨악!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한 예방 및 대처법을 알려드릴게요.
1. 가장 먼저 해당 은행에 알려야 합니다
은행이 근처라면 직접 가셔도 되고, 전화로 현재 상황을 차근히 설명합니다. 이렇게 해도 잘못 송금된 돈을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받은 '수취인'의 동의가 이루어 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입금을 취소할 수 없거든요. 필히 수취인에게 직접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근데 저는 수취인의 연락처를 모릅니다?
그래서 은행을 통해서, 직접 수취인에게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사실 은행도 수취인 동의 없이 입금을 취소할 수 없어요.
하지만 은행에서는 돈을 보낸 저에게 수취인의 정보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따지고 보면 모르는 사람이고, 개인정보 때문이죠. 그래서 반드시 '은행 직원에게 말해서' 수취인에게 대신 연락해달라고 말해야 합니다. 연락은 은행이 해주지만, 이후 수취인에게 동의는 직접 얻으셔야 합니다. (수정) 최근에는 은행이 수취인에게 연락해서 동의를 구한다고 하네요.
2. 수취인이 잘못 송금한 금액을 반환하기 거부한다?
직접 연락이 닿지 않거나 또는 돈을 돌려주는 것을 거부할 경우 법적으로 소송을 취할 수 있는데요.
착오로 모르는 사람에게 송금을 했을 때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이미 나와 있습니다. 갑자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계좌 이체를 받은 사람은 법률 상 '원인이 없는 돈'을 갑자기 받게 된 것으로 보는데요. 이런 돈을 ‘부당이득금’이라고 합니다. 부당이득금을 얻은 계좌 주인은 그 돈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줄 의무가 있는데 이를 ‘부당이득반환의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만약 잘못 이체된 부당이득금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으면 그 사람은 죄가 어떻게 될까요. 앞서 잘못 입금된 돈을 돌려주지 않고 써버린 행위는 ‘횡령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2010도891)가 있습니다.
또한 잘못 받은 계좌 주인이 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원래 돈주인은 그를 형사 고소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미 돈을 다 써버려 돌려줄 수 없다면 그 자체로 횡령죄에 해당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3. 잘못 입금한 쪽의 계좌가 가압류 상태다?
사실 제일 골치 아픈 것이 세 번째 사항입니다.
잘못 입금한 계좌가 어떤 이유로 압류돼 있는 경우엔 문제가 커지는데요. 압류된 계좌의 경우 집행을 막을 권원이 저희 쪽에선 없거든요. 계좌 주인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해야 하는데 사실상 돈을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재판해도 승소 확률도 적고요.
다만 은행이 대출금 채무 등과 착오송금액을 상계(서로의 채무와 채권을 같은 액수만큼 없애는 것)하는 것은 권리 남용이라는 것이 대법원 입장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착오 송금을 입증해 은행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을 수는 있습니다.
최근에는 시중은행에서 지연송금방식을 도입하고 하도 잘못 송금되는 일이 많아서 관련법도 제정됐는데요. 하지만 잘못된 계좌 이체를 해결하려면 이래저래 골치아픈건 마찬가지에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예방입니다.
이렇게 방법을 알아도 실수로 계좌이체한 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는 매년 수백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니 큰돈을 계좌 이체하는 경우라면 꼭 다시 한 번 받는 사람 이름, 계좌번호, 이체금액이 정확한지 두 번, 세 번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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