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한 초장에 생굴 찍어 먹으면 꼬소하고 맛있죠. 저는 굴밥도 꽤 좋아합니다.
아시다시피 굴은 통영 것이 제일입니다. 우리나라 굴 생산량의 70%를 차지해요. 마트에서 생굴을 집었다면 통영이 원산지라는 얘기입니다.
근데 생으로 굴을 먹는다면 3월말까지 노로바이러스를 걱정해야 하는데요. 보통 ‘상한 굴’을 먹어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에 걸리는 것으로 생각하시죠? 아닙니다.
굴이 오염되는 원인은 사람의 '분변'
굴이 오염되는 이유는 굴 양식 산업 전반에 만연한 비위생적인 환경이 주요 원인인데요.
우리나라 해양수산부는 오염 원인에 대해 "유통과정에서 오염되는 경우도 있지만 해양으로 오염된 하수와 오물이 유입되는 것이 주원인"이라며 "몇몇 어촌의 구식 정화시설로 인해 분변이 해수에 곧바로 유입되거나 어선에서 직접 인분을 버리면서 해양이 오염된다"고 지적합니다.
쉽게 말해 사람들이 바다에 그대로 ‘똥’을 버려서 굴이 오염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심하세요.
다행히 이런 ‘오염물’으로부터 우리의 식탁 건강을 지키기 위해 굴의 위생 점검에 불철주야 노력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당연히 우리나라 공무원들이겠죠? 네 아니라구요?
안심하고 청정한 굴을 먹을 수 있는 놀라운 이유
여러분이 '분뇨'가 안섞인 깨끗한 통영굴과 거제굴을 먹을 수 있는 이유는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정부의 덕만은 아닙니다.
미국 정부기관 FDA(식품의약국) 사람들 덕택이 훨씬 크다고 봐야죠.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우리나라 굴을 왜 미국에서 위생점검을 해?
경남 통영에서 굴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2년마다 출몰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점검단은 ‘저승사자’ 같은 존재입니다. FDA 점검 결과가 굴 산업의 존폐를 좌우할 수도 있어서인데요. 이런 이유로 3월에 FDA 점검 요원 5명이 통영에서 굴 위생 점검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통영시 전체가 초긴장 상태에 놓였었죠.
FDA의 점검단은 통영을 비롯한 주요 굴 생산지의 육상·해상 오염원 관리 실태와 바다 공중화장실, 가정 정화조, 하수처리시설 등의 위생상태를 집중 점검하는데요. 아주 철두철미합니다.
통영과 거제에서 굴양식 하는 분들이 FDA를 무서워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닙니다. FDA의 위생 점검이 막강한 위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다른 국가들이 FDA 검사 결과를 신뢰하기 때문에 만일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길게는 1년까지 전 세계 수출길이 막혀 큰 타격을 입습니다.
즉 생존과 직결된 문제에요. 실제로 2002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위생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고 그 결과 수출길이 막혔던 전력이 있고요.
다시 말해서 여러분이나 저나 그동안 안심하고 굴을 먹었던 이유는 이런 우리나라 양식업계의 관리감독도 있지만, 자국으로 수입하는 먹거리에 대한 미국 FDA 위생점검이 워낙 철저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우리나라까지 와서 이럴까요. ㅎㅎ
미국 덕분에 안심하고 먹는 굴
근데 뭐랄까.. 원래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미국 공무원이 하고 있단 기분이 드는 것은 저 뿐만이 아닐 거 같습니다. 이런 미국식품의약국의 점검이 없다면 과연 지금처럼 청정 굴을 먹을 수 있을까요? ㅎㅎ
굴 좋아하세요? 그럼 한 번쯤은 미국 FDA 직원들에게 감사해 합시다. 실상 미국 직원들이 철저한 위생점검을 하는 덕에 덩달아 우리도 깨끗한 굴을 먹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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