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암살에 소련이 배후에 있다는 음모론부터, CIA 개입설까지 그간 존 에프 케네디 미국 대통령 암살에 관한 다양한 설이 있었습니다.
이런 음모론에 불을 지핀 것은 올리버 스톤 감독의 1992년 영화 ‘JFK’인데요. 케네디 암살의 배후에 미 정부가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해 주목을 받으며, 1992년 하워드 부시 대통령이 25년이 지난 시점에 케네디 암살 관련 기밀문서를 공개하도록 명령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결국 10월 26일 목요일, 존 에프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사건과 관련된 기밀문서 2891건이 전격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막바지에 이르러, 트럼프 대통령은 기밀을 해제하지 말아 달라는 CIA와 FBI의 건의를 받아들여 중요 문건들 공개는 보류했는데요.
그럼에도 이번 기밀문서에는 상당히 흥미로운 정보가 담겨있습니다. 특히 이번 문서 공개로 그동안 온갖 음모설이 나돌던 케네디 전 대통령의 죽음과 오스왈드의 범행 동기 및 행적과 관련해 KGB 연결고리가 54년 만에 드러난 것인데요.
CNN과 ABC 뉴스가 보도한, 존 에프 케네디 암살 기밀문서로 드러난 흥미로운 사실을 정리합니다.
1. 리 하비 오스왈드(Harvey Oswald)는 소련 KGB 요원과 접촉했다
△하비 오스왈드 체포 직후
오스왈드는 범행 2개월여 전인 1963년 9월 28일 멕시코 주재 소련 대사관에 전화를 겁니다. 오스월드는 ‘발레리 블라디미로비치 코스티코프’ 영사와 러시아어로 통화했는데요. 미 중앙정보국(CIA)이 통화 내용을 도청합니다.
CIA 정보에 따르면 코스티코프 영사는 실제론 방해공작, 암살을 담당하는 KGB 13과소속 해외 공작원이었습니다. 하지만 FBI 현지 연락관은 오스왈드가 러시아인 아내의 미국여권과 비자 발급에 대해 소련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2. FBI는 오스왈드가 살해되기 전 협박전화를 받아 알고 있었다
△오스왈드를 바로 앞에서 암살한 잭 루비
오스왈드는 범행 이틀 뒤인 1963년 11월 24일 호송 도중 나이트클럽 사장 '잭 루비'가 쏜 총에 맞아 죽습니다. 오스왈드가 살해되기 직전 FBI는 그에 대한 살해 협박을 알았습니다.
J. 에드가 후버 전 FBI 국장은 오스월드의 사망 경위를 설명하는 문서를 작성했는데요. FBI 댈러스 사무소는 오스왈드가 총에 맞아 죽기 전날 '오스왈드 살해 위원회' 회원이라고 주장하는 한 남성의 전화를 받습니다.
이 남성은 차분한 목소리로 오즈월드를 죽이겠다고 했으며, 이에 댈러스 경찰은 보안을 강화했으나 오스월드는 결국 잭 루비에 의해 살해됩니다. 다만 잭 루비는 오스월드 살해가 자신의 단독 범행이며 FBI 댈러스 사무소에 전화를 걸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대통령과 대통령 암살범의 살해장면이 2일 간격으로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걸 봐야했던 미국인들은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린든 존슨 부통령은 특별조사위원회를 임명해 케네디 암살에 대해 조사하게 합니다.
3. CIA는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암살하려 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배후로도 지목된 바 있는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를 CIA가 암살해려다 실패한 것은 이미 과거 CIA 등의 기밀문서 해제로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번에 새로 공개된 문서에는 CIA가 카스트로 암살을 위해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한 내용 등이 포함됐습니다.
록펠러 위원회 문서에 따르면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은 "CIA가 쿠바에 가서 카스트로를 죽일 총잡이를 고용하기 위해 샘 지앙카나에게 접근할 중개인을 고용했다"고 들었다고 FBI에 밝혔는데요. 지앙카나는 당시 시카고 마피아 두목입니다. 당시 CIA는 총잡이 고용 대가로 지앙카나에게 15만 달러를 주겠다고 제의합니다. CIA는 이외에도 카스트로를 독살하는 방법도 고려했습니다.
1964년 FBI 메모에는 쿠바 망명자들이 쿠바 지도자를 살해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금액을 제시한 내용도 담겼있습니다. 이들은 피델 카스트로 10만 달러, 라울 카스트로 2만 달러, 체 게바라 2만 달러를 각각 제시했습니다.
4. 하지만 쿠바 대사는 오스왈드를 알고 있다는 듯 말했다
1978년 하원 조사관들이 쿠바를 방문했을 때 카스트로는 쿠바가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힙니다. 하지만 CIA 메모에 따르면 1963년 미국 주재 쿠바 대사는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소식에 “아주 멋진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는데요. 왜 그런지 묻자 대사는 “그를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5. 케네디 암살 음모론 : 소련 배후설?
후버 FBI 국장은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직후 백악관에 메모를 전달합니다. 이 메모는 일급 기밀로 분류되는데요. 메모에 따르면 당시 소련 지도자들은 오스왈드를 "조국과 모든 것에 신의가 없는 신경질적인 미치광이"로 간주했습니다.
또 소련 당국자들은 암살 배후에 우익 세력이나 케네디 전 대통령 후임인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 있을 가능성을 우려했으며, 암살 여파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6. 남베트남 대통령 암살에 대한 보복 음모론
△왼쪽이 응오딘지엠 베트남 대통령, 오른쪽은 이승만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한 것은 그가 응오딘지엠 베트남 전 대통령을 살해한 데 따른 보복이라고 케네디의 후임인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 주장했다는 증언도 들어있습니다.
린든 존슨 전 대통령과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정권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리처드 헬름스의 증언을 기록한 문건인데요. 헬름스 전 국장의 증언에 따르면 존슨 대통령이,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한 것은 그가 디엠 대통령을 암살했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합니다.
이런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주장은, 부하 장성들이 일으킨 군부 쿠데타로 1963년 11월 2일 살해당한 남베트남의 독재자 디엠 죽음의 배후에 케네디의 공작이 있었다는 취지의 일종의 '음모론'입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디엠이 죽은 지 약 3주 후인 11월 22일 암살됐습니다. 이 증언을 한 헬름스 전 국장은 '워터게이트를 무마하라'는 닉슨 전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하다 1973년 해임된 인물입니다.
7. 케네디 암살을 영국 신문사는 미리 알았다?
케네디 암살에 대한 정보를 영국 언론이 미리 눈치 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내용도 드러났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케네디 암살 사건이 일어나기 25분 전 영국의 캠브리지 이브닝 뉴스의 한 기자는 "뭔가 큰 뉴스가 있으니 미국 대사관에 전화해 알려야 한다"는 내용의 '미스터리한 전화를 받습니다.
당시 FBI 부국장이 국장에게 건넨 메모에 따르면 "영국 정보기관인 MI-5가 11월22일 18시5분(GMT 기준) 캠브리지 뉴스의 산 선임 기자에게 익명의 전화를 건 사실을 보고했다"며 "전화를 건 사람은 런던 주재 미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큰 뉴스를 알려야 한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돼 있습니다.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사건과 관련한 미 정부의 공식 문서는 약 3만3000여 건으로 이 중 90%인 3만 건은 이미 일반에 공개된 상태입니다. 3000건 정도가 기밀로 묶여 있었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 중 100여 건을 제외한 나머지 문서를 공개한 것입니다. 앞으로 180일에 걸쳐 내용을 심사해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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